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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연재 칼럼]39

재경기숙사를 아십니까? 한겨레 2016.9.21 ‘재경 기숙사’라니, 시쳇말로 쪽팔린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이걸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재경 기숙사는 전국 각 지자체가 자기 지역 출신으로 서울과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을 위한 주거 지원사업이다. ‘지역인재 육성사업’이라고도 한다. 최근 경남도가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경남지역 서민 자녀를 위해 서울 강남구에 재경 기숙사인 ‘남명학사’ 건립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11월에 착공해 2018년 1월에 문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애초 이 사업은 2003년 김혁규, 2007년 김태호 등 역대 경남지사들이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반대 여론에 밀려 ‘불발’이었다. 관련 조례가 제정됐지만 ‘서울 간 대학생’과 지역 내 ‘지방 대학생’의 형평성 문제, 지방분권과 지방대 육성에 역행한다 등등 여론도 만.. 2017. 7. 13.
선관위여, 제발 공부 좀 하자! 한겨레 2016.8.19 문을 열자 훅, 열기가 덮친다. 낡은 벽걸이 에어컨이 덜덜거리고 마주앉은 긴 책상에 노트북을 앞에 두고 10여명의 시민들이 청구인서명부를 분류하고 전산입력 중이다.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진주운동본부 사무실이다. 지난 10일부터 경남 18개 시·군 지역에서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투표’를 위한 청구인서명부 보완·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24일까지 최소 3만명을 보정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주민소환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8일 발표한 주민소환 청구인서명 심사 결과는 총 35만7801명 중 유효 24만1373명, 원천무효 또는 보정가능이 11만6428명이다. 경남도선관위는 2015년 12월31일 기준 경남 전체 유권자 10%인 27만1032명이 돼야 주민소환 투표 청.. 2017. 7. 13.
'창희산성'과 정치공학-한겨레 2016.7.20 “문디 코꾸녕에 마늘을 빼무거도 유분수제.” 하도 어이없고 야박한 일을 당하면 경남 진주 사람들은 이리 말한다. 지난해 10월 진주 남강유등축제가 딱 그랬다. 지역 자산인 축제가 단 한 번 만에 축제의 본래 의미를 잃고 외지 관광객을 향한 돈벌이 수단이 돼버렸다. 남강유등축제는 남강을 가운데 두고 주변 둔치와 2개의 다리를 이어 둘레가 약 3킬로미터가 되는 축제장에 3만여개의 등을 밝히는 축제다. 1949년 전국 최초의 지역축제인 ‘개천예술제’로부터 시작됐다. 수십년 동안 입장료라는 게 없는 축제였고, 2014년 진주시 발표에 따르면 한 해 최고 관람객이 280만명을 찍는 축제였다. 그런데 지난해, 진주시는 전격적으로 축제 전면 유료화를 발표하고 1인당 입장료 1만원을 책정했다. 축제가 열리는 남강 좌우.. 2017.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