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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5

100년 만에 드러난 진주성...‘아직도 미지의 세계’ 진주시 도심 한가운데 나타난 진주성 성곽 - 발굴할수록 ‘아직도 미지의 세계’ 나의 발밑에 대사지가 있고, 옥봉천이 있고, 성곽이 있었어요. 오랜 세월 성곽을 쌓고 무너진 성곽을 다시 쌓고 망루에서 긴 밤을 새던 백성들이 있었어요. 내가 사는 이곳은 이미 오래전 죽은 그들이 살았던 마을이었고 그들이 묻힌 무덤이었어요.나는 때로는 성곽을 밟고 섰고, 나는 때로는 대사지를 훌쩍 건넜고, 영문도 모를 소리를 질러대며, 해석불가한 꿈을 꾸기도 했어요. 성곽은 무너졌다가 쌓이기를 거듭했고 그때 나의 아버지는, 아버지의 아버지는 그 위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여러 날을 깨지 않았어요. 성문 앞에서 엎드려 구걸을 하던 내 어머니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어요.그러다가도 또 여러 날 내 불우한 꿈속에서, 무너진 성곽 밑에.. 2018. 12. 8.
진주 경전선 폐선 부지에서 철로를 걷어낸 기찻길은 두어평 마늘밭이 되고 시금치밭이 되고 어느새 온 동네 텃밭이 되었다. 소쿠리를 든 꼬부랑 할매, 사진 찍는 나랑 눈이 마주치자, "와, 철도공사에서 나왔나? 여게 인자 하지마라쿠더나. 옘병~" - 경전선 폐선부지, Jinju, 20170125​ 2017. 7. 14.
진주 주약동 적산가옥의 녹슨 철문 쉿! 누군가, 문을 두드릴 거야. 조금만 더, 숨 죽인 채 기다려. * 이 집은 대동공업 사택으로, 지금 남아있는 유일한 흔적이다. 대동공업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우리나라 농기계 산업을 이끌던 회사로 진주와 경남서부권의 경제 주역이기도 했다. 1982년 구미로 옮겨갔다. 진주 사람들의 반대도 컸다. - 도시를 걷다, 주약동 적산가옥, Jinju. 20170120​ 2017. 7. 14.
옛 진주역 앞 골목에서 역전 골목은, 어둡고 축축했다. 잠시 길 끄트머리를 응시하다 혹시나 늙은 매춘부의 단잠을 깨울까, 고양이 걸음으로 돌아나오는데 양철대문 위 햇볕은 낡은 밍크요처럼 반질반질거렸다. - 도시를 걷다, 옛 기차역, Jinju. 20170118​ 2017.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