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詩)1 동백기행 남쪽 바다 어딘가에 12월 그믐 밤에만 꽃봉오리를 연다는 동백숲이 있대요. 덜렁덜렁 밤사이 꽃들은 흔들리고 새벽 출항을 알리는 고깃배 소리가 울리면 뚝뚝 목을 꺾는대요. 그믐달은 천천히 스러지고 바닷가 어느 집에선가 너댓살 계집아이가 아이를 낳았대요. 꽃 진 자리에서는 물컹물컹 향기가 돋아나고 근데 아무리 더듬어도 이 이야기를 어디서 누구에게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언젠가 그 동백숲을 찾아 남쪽 바다로 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만월이 기울기 시작했어요. 이제 곧 그믐달이 뜰 거예요. 2018. 1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