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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옛 선비들도 함양 비경에 넋을 잃고 말았구나 [남강 오백리] (3) 함양군 서상면 구평교~서하면 서하교 구평교를 지나면서 강폭은 한층 넓어졌다. 바짝 엎드려 강바닥을 헤집는 사람 몇이 눈에 띈다. "날이 꾸무럭하거나 비가 흩뿌릴 때 다슬기가 더 많이 나온다"며, 봉정마을 아지매는 다시 허리를 수그렸다. 유역은 온통 억새로 번져 초록 천지다. 서상로를 타고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입로를 슬쩍 지나치니 옥당교가 금방이다. "진주 마산에서 전주에 갈라모는 여기를 지나야 했제. 길은 꼬불꼬불해도 옛날에는 전부 이쪽으로 다녔어. 인자는 도로를 넓히면서 저쪽으로 에둘러가지만 더 빨라졌다데. 요즘도 5톤 트럭이나 덤프트럭 같은 짐차들이 마이 다녀. 제일 빠린께네." 옥당교 건너 가르내길에서 만난 한 주민은 서상로가 옛 국도 26호선이었으며, 수백 년 동안 사람.. 2014. 8. 27.
2.마을 골짝물은 논개 혼을 달래며 남쪽으로 [남강 오백리] (2) 경남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구평교 한국의 강들이 그러했고, 경남의 남강이 그러하였다. 산정으로부터 내려온 물은 골짜기를 내고, 골짜기는 다시 물을 아래로 밀어 내렸다. 물은 뭇 생명들과 서로 의지하며 때로는 고였다가 썩었다가, 다시 걸러지기를 거듭했다. 골짝 골짝 물들이 모여 길을 내었고, 물길은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었다. 강은 어미의 몸에서 나온 탯줄처럼 세상 밖으로, 더 낮은 곳으로 흘러나와 뭇 생명을 키우고 거둬들이고 다시 탄생케 했다. ◇상남리 골짝 사람들은 정작 남강을 모르더라 아차! "남강을 아십니까?"로 시작해야 했다. 경남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이곳 사람들은 정작 남강을 잘 알지 못했다. 더러는 '진주 남강을 와 여기 와서 찾아샀노'라고 말하고 더러는 아예 '남강.. 2014. 8. 27.
1.시작과 끝 온전히 도내 두른 '경남의 강' 남강 오백리] (1) 왜 남강인가 권영란 기자 kyr65@idomin.com 2014년 06월 13일 금요일 '경남의 재발견'과 '맛있는 경남' 등 우리 지역의 공익 콘텐츠를 발굴하고 기록해온 경남도민일보가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와 공동으로 '남강 오백리' 기획시리즈를 시작합니다. 1년간 일정으로 격주 1회 신문 지면과 월간 에 동시 연재되는 '남강 오백리'는 경남의 가장 중요한 식수원으로서 남강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온 경남 사람들의 삶과 역사, 문화를 기록으로 남기는 방대한 작업입니다. 국가와 지역사회의 공공 자산에서 공익적인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연재, 널리 배급함으로써 자산의 가치를 높이는 일은 공공기관과 언론이 마땅히 해야 할 사회적 역할이자 의무입니다.. 2014. 8. 27.
맡기신 바구니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1)강진탕 이야기 “그동안 강진탕을 애용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금번 8월로 폐업하오니 맡기신 바구니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진주시 남강변에서 천전시장으로 가는 길목이다. 강진탕 여탕 문과 남탕 문 사이 작은 벽보가 붙어 있다. 강진탕은 이곳 주민들의 추억과 생활이 가득한 곳이다. 하지만 8월로 문을 닫는다고 한다. ‘맡기신 바구니를 찾아가라’는 건 바구니를 목욕탕에 둘 만큼 자주 드나들던 단골에게 알리는 말이다. 이곳은 현재 천전동이지만 지난해 5월 행정동 통합으로 천전동이 되기 전에는 칠암동이었다. 이곳은 1970년대부터 진주시에서 ‘좀 사는’ 주택가였다. 주거 문화가 아파트를 적극 선호하는 형태로 바뀌고, 주택일지라도 집집마다 목욕탕 한 칸 씩을 둠으로써 대중목욕탕은 점점 쓸모없.. 2014. 8. 27.